사회적 가치 실증의 시대: 사회복지협의회 중장기 비전과 전략 수립 패러다임

전례 없는 사회적 전환기입니다. 과거의 사회복지 경영이 주어진 예산을 성실히 집행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관리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그 성과를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는 ‘전략의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가치 평가의 확산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도입은 복지 현장에 새로운 표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설이 3년, 5년 전 수립했던 중장기 비전을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있지만, 유효기간이 지난 나침반은 오히려 조직을 길 잃게 할 뿐입니다. 왜 지금 협의회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지, 최근 최중석 교수가 수행한 지자체사회복지협의회 중장기 비전 및 전략 수립 연구 사례를 통해 그 요구를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1.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 AI, ESG, SI(소셜 임팩트)라는 세 개의 파도

현대 사회복지 현장은 위 세 가지의 시대적 조류에 직면해 있습니다. 첫째는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디지털 전환이며, 둘째는 경영의 투명성과 환경적 책임을 묻는 사회적 가치 경영의 확산, 그리고 마지막은 투입된 자원 대비 사회적 변화를 입증해야 하는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 측정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기술적 도입을 넘어 복지 서비스의 전달 체계와 조직의 존재 이유 자체를 재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금번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회장 장명찬) 중장기 비전 수립 과정은 내외부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TF팀 형식으로 진행하였으며 국내외 트렌드에 대한 학습을 선행하고 적용 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TF팀에서 분석한 국내외 트렌드 레포트에 따르면, 현장 종사자들은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이미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레포트는 사회복지 종사자의 86% 이상이 사회적 가치 경영 도입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었으며, AI 기술이 사각지대 발굴과 부정수급 차단 등 복지 효율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How)’입니다. 많은 기관이 변화의 필요성은 알지만, 구체적인 액션플랜과 비전의 부재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전략적 지체’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2. 사회적 가치와 측정: 이제 ‘착함’은 기본, ‘영향력’을 측정하라

글로벌 화두인 사회적 가치는 이제 기업을 넘어 공공기관과 사회복지 시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영역의 핵심 파트너인 복지 시설에게 요구되는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졌습니다. 이제 단순히 서비스를 많이 제공했다는 사업보고서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그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측정해야 합니다1.

금번 연구 사회복지협의회 사례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10년간의 수원형 중장기 비전, 전략목표 및 실행과제’를 도출했습니다. 환경 영역에서는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정책 규범의 적용을, 사회 영역에서는 인권 경영과 안전보건 체계의 확립을, 거버넌스 영역에서는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공급망(후원 조직 및 협력 업체) 관리의 윤리성을 목표화했습니다. 기업들이 공급망 실사를 강화함에 따라, 복지 시설이 이러한 표준화된 지표를 갖추는 것은 민간 기업과의 전략적 사회공헌 파트너십을 유치하기 위한 필수적인 ‘비즈니스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과 같습니다2.

비전은 단순히 멋진 문구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이 나아가야 할 목적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TF팀은 협의회의 사명을 “포용과 혁신의 지속가능한 지역복지공동체 실현”으로 재정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5대 전략 목표와 26가지 세부 과제를 도출했습니다. 특히 단기(1~2년: 성과 가시화), 중기(3~5년: 구조적 개선), 장기(6~10년: 가치 내재화)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26회 수원시 사회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및 관계자들이 '모두의 빛 하나의 수원' 현수막을 들고 사회적 가치 실증과 성과 중심 운영 전략을 다짐하는 단체 기념사진

현장의 헌신만으로는 한계가 상존하기에,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분담하는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사회복지분야의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하며, 한편으로는 지역 기업과 기관, 시민이 함께하는 지역사회 참여 거버넌스 구축을 통하여 자원을 동원하고 적절히 할당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러한 도전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 10년 비전의 목표와 정렬하여 단계별로 세우고 추진해야 합니다.

3. 기술과 인본주의의 결합: 전략 없는 도입은 혼란만 가중시킨다

인공지능(AI)은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의 많은 변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변혁 속에서 AI는 사각지대 발굴과 부정수급 차단 등 복지 효율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시설들의 스마트워크 도입률은 46.9%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과 ‘전문 인력의 부족’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술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 시설이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더할 것인가?”라는 전략적 질문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위한 「복지 디지털 동행단」 운영과 맞춤형 정보 플랫폼 구축을 핵심 전략 과제로 도출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산출관리 시스템이 아닌 성과와 영향력을 구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기계적인 서무 업무나 단순 데이터 처리는 기술에게 맡기고, 사회복지사의 소중한 시간은 당사자와의 ‘진정성 있는 관계 맺기’와 ‘정서적 지지’에 더 투입한다는 액션플랜의 필요성을 담은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비전 수립은 단순한 전산화를 넘어, 기술적 효율성과 인간 중심의 가치가 공존하는 ‘인본주의적 디지털 복지’로의 재설계 과정이어야 합니다.

4. 논리모델(Logic Model) 기반의 액션플랜: 패러다임 쉬프트

전략의 실행이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투입-활동-산출-성과-영향력으로 이어지는 논리모델(Logic Model)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합니다. 기존 사회복지 경영이 투입 대비 산출 중심의 양적 관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공공 자원의 효율성과 서비스 가치 입증 요구에 부응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사회적 목표그룹의 성과와 지역사회의 영향력을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논리모델 기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입니다3.

논리모델은 프로그램의 목표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 활동, 산출, 성과, 영향력의 구조를 논리적이고 인과적인 연결 고리로 시각화하는 구조적 사고틀입니다. 이러한 모델은 사회복지 프로그램 성과 평가의 이론적 기반이자 표준 도구로서 조직이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를 넘어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전략적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현재의 시스템은 사회적 목표그룹, 지역사회 및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집니다4.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혁신 목적 달성을 위한 복지기관의 사업 계획 투입(input), 사업 실행(activity), 산출(output), 이해관계자 성과(outcome), 사회적 영향력(impact) 중심의 논리모델 성과평가 프로세스 구조도
[그림] 사회적 가치 실증을 위한 투입(Input)·실행(Activity)·성과 및 영향력(Outcome/Impact) 중심의 논리모델 체계도

따라서 사회복지 시설 운영은 논리모델을 기반으로 활동-산출-성과-영향력의 흐름을 점검하고, 사회적 성과와 영향력을 핵심 지표로 설정하는 성과와 영향력 중심 관리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논리모델은 성과 지표를 설정하여, 단순 산출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 성과와 영향력 중심의 전략적 체계를 구축하는 핵심 기제입니다.

5. 사회적 임팩트 측정: ‘가치 증명’이 곧 기관의 신용도다

사회복지시설의 성과 측정 패러다임은 이제 ‘공급자 노력’에서 ‘이용자의 실제적 변화’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참여자와 비참여자로 비교하는 비용/편익 분석이나 화폐 가치화 측정 기법인 SROI(사회적 투자수익률) 등 사회적 가치 측정은 이제 기관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수단입니다. 또한 이러한 객관적인 성과 입증은 기부금이나 공공 예산 보조금 등 외부 자원을 확보하는 자산이 됩니다.

운영의 책임성은 투명한 회계 처리를 넘어 ‘우리가 왜 이 사업에 예산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재무적, 사회적 타당성을 증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협의회의 주요 사업인 ‘좋은이웃들’이나 대기업 사회공헌 파트너십에 SROI 분석을 도입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정량적으로 진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춘 시설은 정치적 환경이나 행정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정책 제안 기구로서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6. 분석의 실전 적용: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대안

전략 수립의 백미는 조직의 강점(S)과 약점(W), 외부의 기회(O)와 위협(T)을 교차 분석하여 실질적인 대안을 뽑아내는 데 있습니다. 이번 사회복지협의회 컨설팅 과정에서 3인 사무국의 물리적 한계(약점)와 복지재단 설립 등 유사 기구와의 역할 중복(위협)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공격적 보완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이러한 전략 대안의 선택은 조직 적합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협의회만의 20년 네트워크(강점)와 외부의 기회 요인을 결합하는 보완적 전략은 이러한 위기와 약점을 해결하는 방안이 됩니다.

사회복지협의회 중장기 비전과 전략 수립을 위한 내외부 환경 분석, 이해관계자 협의, 논리모델 기반의 기간별 전략 목표 도출 프로세스 프레임워크 구조도
[그림]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특성에 맞춤화된 중장기 미션 및 비전 수립 프로세스 체계도

이는 단순히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협의회가 민간 복지 자원의 구심점이자 특례시 복지 정책의 싱크탱크로 도약하는 전환점임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회복지 시설들 역시 우리만의 고유한 강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내부 역량과 사회적 임팩트라는 기회와 어떻게 엮어낼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7. 결론: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함께 그리는 미래의 지도

사회복지시설의 중장기 비전과 전략 수립은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이해관계자가 함께 한 TF팀이 내외부 환경 분석을 통해 핵심 과제를 추출하고 이를 현대적 트렌드와 결합해 가면서 비전과 전략을 고민할 때 ‘지역사회의 공동체성 회복과 사회가치 실행의 컨트롤 타워’로 그 모습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5.

단순히 계획서 한 권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조직의 나침반을 다시 설정하고,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뛰게 만드는 ‘에너지의 정렬’입니다. 비전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시장과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연결되도록 경로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 시설의 나침반을 확인하십시오.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곧 우리 지역사회의 미래입니다.

💡 SSMR 비즈니스 인사이트

사회복지 현장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 수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입니다. 특히 사회적 가치 평가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 시설의 존재 이유를 데이터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관의 영속성은 담보될 수 없습니다. 단순한 계획서 작성을 넘어 조직의 DNA를 바꾸는 전략적 혁신이 필요한 때입니다.

SSMR은 최중석 교수의 실증적 연구 성과와 다수의 중장기 비전 및 전략 수립 경험을 결합하여, 각 시설에 최적화된 맞춤형 로드맵을 제공합니다. 기술의 효율성과 경영의 투명성, 그리고 사회적 가치와 성과, 영향력의 진정성이 하나로 융합된 비전을 지역사회 이해관계자와 함께 수립해 드립니다.

  1. 최중석. (2023). 사회적경제학(Social Economics). 도서출판 두남. ↩︎
  2. 최중석. (2025).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중장기 비전과 전략 수립』연구 용역 보고서.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https://swcsw.or.kr/). ↩︎
  3. McLaughlin, J. A. and Jordan, G. B. (2015). Using logic models. Evaluation Exchange, 9(2), 2-7. ↩︎
  4. Ebrahim, A. and Rangan, V. K. (2014). What Impact? A Framework for Measuring the Scale and Scope of Social Performance.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56(3), 118-141.  ↩︎
  5. Meyer, J. W., & Rowan, B. (1977). Institutionalized organizations: Formal structure as myth and ceremony.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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